이미지출처: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최근 국내 건강보험 신규 가입자 수의 변화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내국인 신규 건강보험 자격 취득자는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외국인 가입자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사회의 인구 구조와 이주민 정책, 그리고 건강보험 재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9만4,876명이던 내국인 건강보험 신규 취득자는 2024년 26만2,034명으로 3만2,000명 이상 줄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신규 취득자가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서도 2024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생산가능인구 역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반면, 외국인 건강보험 취득자는 같은 기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출신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인은 2020년 3만129명에서 2024년 5만6,425명으로, 베트남인은 1만3,714명에서 5만9,662명으로 각각 2만7,000명, 4만6,000명 가까이 늘었다. 베트남 출신 신규 취득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중국인을 넘어섰다. 우즈베키스탄 출신도 4년 전의 2배에 달하는 1만2,150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우선, 국내 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농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정도다. 또한, 결혼이민자와 유학생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 유입도 건강보험 신규 취득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늘면서 부정수급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외국인 및 재외국민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적발 인원은 1만7,087명으로, 2023년 1만4,630명보다 16.8% 증가했다. 부정수급 적발 금액도 25억5,800만원으로 28.5% 늘었다. 부정수급 유형은 자격 상실 후에도 보험 혜택을 받거나, 국내 체류 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중국 국적자의 부정수급 비율이 70%에 달해, 국적별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내국인 신규 취득자가 줄어들면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고, 외국인 가입자 증가 및 부정수급 확대로 인해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활발하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 요건을 강화하거나, 국제적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 외국인에 대한 보험 혜택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동시에,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자격 심사 강화와 처벌 수위 상향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내국인 감소, 외국인 유입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에 맞춘 건강보험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건강보험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에게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건강보험 제도가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사회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