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한국은행 홈페이지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2025년 5월 12일, 한국 경제가 심각한 성장 부진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46%로,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 주요국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스페인(0.57%), 캐나다(0.4%), 이탈리아(0.26%) 등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는 수치로, 한국 경제의 침체가 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성장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내수 침체가 꼽힌다. 한국은행은 1분기 역성장 발표에서 “내수의 치명상이 뼈아프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미국발 관세 충격 등 대내외 변수에 투자 계획을 줄이고, 유동성 방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 이니셔티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했고,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기업의 투자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경제정책이 자주 바뀌면 기업들은 투자 시점이나 규모를 결정하기 어려워 이미 계획된 투자도 취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 역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관세 인상,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3.7% 증가했지만, 대미 수출은 6.8% 감소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 주력 품목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관세 협상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수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2.0%)보다 낮은 수치로, 내수 회복이 완만하게 진행되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할 전망이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대외 불확실성과 수주 부진으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역시 통상환경 악화로 1.8%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OECD와 KDI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인구 고령화, 노동력 감소, 생산성 둔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성장 엔진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잠재성장률 1%대를 뉴노멀로 받아들이고, 중장기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내수 진작, 혁신산업 투자 확대가 병행되어야 경기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혁신과 구조개혁, 내수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