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대전 지역 경제의 중추를 지탱하던 건설업이 유례를 찾기 힘든 고용 절벽에 직면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대전 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만 8,000명(28.3%)이나 급감하며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생계형 일자리인 일용 근로자 수가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증발하면서, 건설 현장의 위기가 지역 소상공인과 서민 가계로 전이되는 ‘경제적 동성(Cry of Distress)’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단순히 취업자 28.3%가 줄었다는 건조한 수치로는 현장의 참상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대전 지역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 4명 중 1명이 일터를 잃었다는 뜻이다. 이는 전국 평균 하락 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대전의 건설 경기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현장 기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폭등이라는 이중고가 신규 분양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고, 이는 곧바로 건설사의 자금난과 현장 철수로 이어졌다. 대전의 상징적인 도심 개발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면서, 숙련공들조차 타 지역으로 떠나거나 일용직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심각한 지점은 일용근로자 수의 격감이다. 건설업 일용직은 지역 내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이 당장의 생계를 잇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일용직 일자리가 1년 새 50%나 사라지면서 이들의 소득원은 완전히 차단되었다.
이러한 소득 절벽은 즉각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대전 현장 인근의 함바식당과 식자재 마트, 소규모 철물점 등 배후 상권은 이미 ‘연쇄 부도’를 우려할 만큼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건설 노동자의 주머니 사정이 골목상권의 생사로 직결되는 구조에서, 이번 고용 한파는 지역 경제의 혈류를 막는 치명적인 장애물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관행적인 지원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 발주 물량을 조기에 집행하는 것은 응급처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전시는 지역 내 민간 미분양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금융 지원과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한다. 또한, 일자리를 잃은 건설 노동자들이 반도체나 에너지 등 성장 산업군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정밀한 재취업 교육 체계’가 시급하다. 무엇보다 대형 건설사들이 대전 지역 인력과 장비를 우선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인센티브와 제도적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
3월의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대전 건설 노동자들의 시계는 여전히 영하권의 한겨울에 머물러 있다. 1만 8,000명의 이탈자가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민간 건설 경기의 불씨를 살리는 것과 동시에, 건설 산업의 체질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개선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지금의 고용 지표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대전 경제가 보내는 마지막 SOS 신호다. 시와 정치권, 그리고 산업계가 머리를 맞대지 않는다면, 건설업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파도는 조만간 지역 경제 전체를 삼키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