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안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을 넘었다. 지역 민심은 "실질적 권한 없는 통합은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껍데기 행정"이라며 국회 앞에서 대규모 규탄 목소리를 냈다.
지난 2월 4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광장에서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안 반대 집회’가 개최됐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흐리고 쌀쌀한 궂은 날씨였지만, 대전과 충남 전역에서 버스를 나눠 타고 상경한 약 1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도민은 “졸속 통합안 절대 수용 불가”를 외치며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강승규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 등 지역 정계 거물들이 총출동해 힘을 실었다. 특히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는 선거법 위반 소지를 피하면서도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침묵의 피켓 시위'를 선택했다. 두 단체장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시도민 곁을 지키며 ‘행정통합 반대’ 피켓을 든 채 감사의 인사를 전해, 이번 사안에 대한 지역 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대내외에 알렸다.

단상에 오른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번 통합안의 실효성과 정치적 의도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성 의원은 “정부가 내세우는 ‘1극 체제 해소’라는 명분은 허울일 뿐, 본질은 다가올 지방선거를 겨냥한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정략적 법안”이라고 규정했다.
성 의원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과거 행정통합 논의 당시 결사반대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12월 타운홀 미팅 이후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법안을 밀어붙이려 한다”며 “이는 명백한 정치적 야합이자 졸속 행정의 표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재정·행정 권한의 이양이 없는 통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방재정 권한의 대폭적인 이양과 실질적인 자치 행정권이 담보되지 않은 통합은 대전과 충남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며 “알맹이 없는 통합은 결국 지역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흐린 하늘 아래 쌀쌀한 바람을 뚫고 모인 1만시도민 참가자들은 “주민 동의 없는 통합은 무효”, “충청권 소외시키는 차별적 법안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회 본관 앞을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방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중앙 정치권의 논리에 따라 추진되는 이번 통합안은 지역의 미래를 망치는 행위”라며, 정부와 민주당의 즉각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번 대규모 집회로 인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안은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거센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지역 사회 내 반대 여론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