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MBC
가디언뉴스 김재한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 결렬 직후 호르무즈 해협 내 주요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절차에 전격 착수했다. 핵개발 포기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무산되자, 미국이 이란의 경제적 요충지를 물리적으로 통제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협상 타결 기대감으로 소폭 하락했던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이며, 대외 변수에 민감한 국내 코스피 지수 역시 변동폭을 키우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이란의 핵개발 포기 수준과 이에 따른 경제 제재 해제의 선후 관계였다. 미국 측은 이란이 현재 보유한 핵 물질 폐기는 물론, 향후 모든 핵 관련 연구 및 개발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야 한다는 점을 합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상시적이고 무제한적인 사찰권 보장을 요구하며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반면 이란은 자국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주장하며 미국이 먼저 동결 자산을 해제하고 실질적인 경제 보상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양측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1박 2일간의 마라톤협상 내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불완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이란 측 역시 주권 침해 요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면서 협상은 최종적으로 결렬되었다.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거나 이란 항구로 출입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 이는 이란이 그간 서방을 위협하기 위해 사용했던 해협 폐쇄 카드를 역으로 이용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자금줄을 완벽히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세계적 갈취에 대한 대응'이라 명명하며,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해당 선박들에 대한 추적 및 차단을 예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경유하는 핵심 수송로다. 이 경로가 미 해군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망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는 유가 폭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는 원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국내 자본 시장은 이번 사태의 추이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국제 유가 반등 조짐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라 장중 변동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은 국내 제조업체의 생산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 상장사들의 실적 악화 요인이 된다. 화학, 철강, 운송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군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수 전체의 하방 압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금융 시장 관계자들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변동성까지 가세할 경우 코스피는 당분간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불확실성 국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수위와 미 해군의 실질적인 봉쇄 조치 범위를 면밀히 살피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봉쇄 조치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군사 행동의 전초단계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란이 이에 대응해 비대칭 전력을 동원하거나 해상 보복에 나설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수급 안정과 물가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유가 급등이 국내 휘발유 가격 및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자원 확보와 유류세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증시 변동성에 대응해 금융 당국의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정책 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이란 간의 강 대 강 대치가 지속되는 한, 국내 경제 전반에 드리운 먹구름은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